영화, 설계자 줄거리 및 아쉬운 부분은??
29일 개봉한 강동원 주연의 '설계자'는 홍콩영화
2009년작 '엑시던트'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살인을 사고처럼 정교하게 설계하는 청부업자가 동료들의 죽음과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겪으며 자신을 둘러싼 또 다른 '설계'가 이뤄지고 있음을 의심하게 되는 이야기다.
'설계자'는 같은 설정에서 출발해 사회적 메시지로 이야기의 규모를 키웠다. 영일(강동원)은 다른 팀원들과 역할 분담을 해 살인을 사고사로 위장하는 일을 한다. 함께 일했던 짝눈(이종석)을 죽게 한 사고가 우연이 아닐 거라는 한 가닥 의심을 품고 살던 영일에게 유력 검찰총장 후보(김홍파)를 죽여달라는 제안이 온다. 의뢰인은 후보의 딸(정은채). 비 오는 날 감전사로 짠 설계가 완벽하게 실행된 직후 팀 막내 점만(탕준 상)이 교통사고로 죽고 팀원 재키(이미숙)는 사라진다.
'설계자'는 살인 청부 대상을 원작의 가게 주인에서 검찰총장 후보로 바꿨다. 사회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또는 그림자 권력이 작동하는 기제를 보여주려는 의도다. 여기에 평범해 보이는 사고들에는 다 배후가 있다고 주장하는 유튜버가 추가된다. 진실인지 음모론인지 가늠하기 힘든 이야기를 실어 나르는 미디어의 위험성까지 이야기를 확장해 보겠다는 야심이다.
하지만 '설계자'는 의도와 메시지를 정교하게 전달하는 설계도가 부족하다. 원작은 필연적으로 벌어지는 사건(살인)을 우연(사고)으로 조작하는 주인공이 의심의 덫에 빠지면서 허약하게 무너지는 인간의 마음을 정교한 설계도로 펼친 반면 '설계자'는 느낌과 분위기만으로 이 모든 우연에는 의도가 들어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범죄영화들이 손쉽게 선택하는 더 큰 권력이나 거악을 지목하지만 '왜', '어떻게'라는 설계도의 필수 요소가 빠져있다. 의심과 불안에 압도된 영일의 얼굴과 행동만으로 이 모든 걸 끌어가는 건 22년 차 경력의 배우 강동원이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연출을 맡은 이요섭 감독은 '족구왕''범죄의 여왕''소공녀' 등 저예산으로 완성도 높은 영화들을 뽑아냈던 독립영화 제작사 '광화문 시네마'의 멤버다. 광화문시네마 출신 감독 가운데 상업영화 연출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총제작비 7억 원으로 쫀쫀하게 짜인 긴장감을 담아냈던 전작 '범죄의 여왕(2016)보다 20배 큰 예산의 상업영화를 만들면서 너무 많은 걸 담으려다 정작 가장 중요한 플롯은 제대로 담지 못한 아쉬운 작품이다.
'더 플롯'은 '설계자'의 영어 제목이다.
▼▼▼구매 아래 클릭 ▼▼▼